AIV 2006을 말랑(Malang)에서 갖게 되었다. 때는 1월이었는데, 첫 느낌이 무척 시원하다는 것이었다. 알아보니 말랑은 열대 기후에 속하면서도 고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다른 저지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시원한 편이라고 한다. 말랑의 연평균 기온은 약 22°C에서 27°C 정도로 유지되며, 밤에는 특히 더 시원한 온도를 보일 수도 있는데, 시원하다는 느낌이 공항에서부터 이어졌다.
오프닝 세러모니에서는 놀랍게도 가면극을 준비했다. 대체로 전통 춤을 선보이던 다른 지역과 달리 새롭게 다가왔다. 내용을 알기는 어려웠지만 후에 알게 된 것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 말랑 지역의 전통 춤이자 연극인 'Topeng Malangan'이라고 한다. Topeng은 '가면'을 뜻하며, Malangan은 말랑 지역을 의미한다.
Topeng Malangan은 배우들이 화려한 전통 의상과 가면을 쓰고 공연하는 연극으로, 자바의 문화와 역사적인 이야기, 그리고 도덕적 교훈을 담고 있다. 이 연극은 말랑 지역의 독특한 민속 예술 중 하나로, 각 캐릭터는 고유의 가면을 통해 상징적 의미를 지니며, 주로 왕국의 전설, 영웅담, 선과 악의 대결 등의 이야기를 묘사한다. 참고로 흰색 가면은 주로 지혜롭고 정의로운 인물을 상징하고 빨간색 가면은 강렬한 감정과 용맹함을 나타내며, 때로는 적대적인 캐릭터를 상징한다. 그리고 검은색 가면은 어둠과 악의 세력을 상징하여 주인공의 대립 구도를 강화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주로 춤을 보여주었는데, 말랑에서 연극까지 보여주며 마음을 썼나 싶어 지역에 좀 더 관심이 갔다. 게다가 개회식에는 시장도 와서 환영 연설을 하였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도 유서 깊은 도시이기는 하지만 말랑에서와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말랑 시티 투어에서 이 도시가 특별하게 큰 도시는 아니어도 보면 볼수록 도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열린 마음으로 우리를 맞아주고 환대했는데, 두 명의 교사와 동행한 고등학생 두 명은 홈스테이 초청을 받아 하루 저녁을 무슬림 가정에서 보내기도 하였다. 비록 침대에 누워 천장에 붙어 있는 작은 도마뱀이 언제쯤 떨어질까 걱정이 되어 잠을 설치기도 하고 모기 소리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느라 땀을 뻘뻘 흘렸지만 인도네시아 무슬림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는 색다른 경험을 주는 그들이었다.
어떤 요소가 같은 인도네시아인데도 이런 차이를 가져오는 것인가? 부족한 인문학 지식을 동원해 볼 때 결국 인간은 기후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비교적 시원하고 농산물이 풍부함으로서 이 지역은 인도네시아에서 학문적인 도시이자 (대학이 여러 개 있다) 예술가, 학자, 상인들이 모이는 이상적인 장소로 만들게 한 것이다. 또한 이런 비교적 비옥한 환경은 그들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문화를 형성하게 했고, 축제와 행사로 이어지는 문화를 낳게 한 것이다.
말랑시의 교육감과 연수를 위해 머물렀던 학교의 교장 선생님,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강의한 ICT 교육이 매우 유익했다는 반응을 보내 주었다. 저녁에는 시장이 우리를 저녁식사에 초대하여서 한국의 ICT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도 했는데, 역시 먹을 것이 풍족한 지역이 인심도 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계절이 있는 한국이 문화적으로 융성할 기대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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