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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개근거지’라니, 대책은 없을까? - ICT 모델 스쿨 네트워크

by 모닝쁘미 2024. 10. 31.

근자에 초등학생들 가운데 떠돈다는 아찔한 말을 듣는다.

 

학기 중 체험학습으로 해외여행이나 교외 체험을 가지 않고 빠짐없이 출석하는 아이들을 놀리는 개근거지라니. 어릴 적에 어떤 상보다 개근상이 좋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시던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그만큼 경제가 나아졌지만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아 생각이 복잡하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EBS 수능방송을 이러닝 체제로 구축하면서 사이버 교육이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5월에 전국의 초등 및 중학교 각 16개씩, 32개 학교를 해외의 32개 학교와 연결시키는 [APEC ICT 모델 스쿨 네트워크] 사업이 런칭 되었다. 세종시가 없었으니, 16개의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초등, 중등 각 한 학교를 선발해서 APEC 국가들 중 16개 나라의 학교와 매칭을 시키자는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ICT 활용 국제교류협력연구학교라고 불렀다. 그해, APEC 역내의 11개국의 66개 학교가 ICT 모델 스쿨 네트워크에 연결되었다.

ICT 모델 스쿨 네트워크 소개 발표 자료

 

생각해 보자. 코로나로 줌을 이용하여 화상 수업을 한 지가 불과 몇 년 전이다. 그 보다 십 수 년 전에 화상회의는 고사하고 이메일을 교환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하는 학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이 얼마나 야심찬 계획이었겠는가? 그럼에도 비록 소수의 학교이지만 이러한 ICT 기반 국제교류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미래를 꿈꾸게 하는 미래교육의 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교육부는 새로운 교육방법이나 교육체제를 도입할 때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그렇지만 이런 유례가 없었다. ICT를 이용한 국제교류협력연구학교는 일단 거리부터가 한국을 뛰어 넘는다. 각국의 시차문제와 쉽지 않은 언어 문제와 문화의 차이는 어떻게 하는가? 게다가 공동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니!

 

다행히 한국은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있었고, 수출 주도 경제국가인 한국은 어찌했든지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교사들이 참 많이 수고하였다. 학교장도 진도 체크를 하고 면대면 만남의 시간에 할 역할이 있지만, 담당교사들은 어린 아이들을 지도해서 공동 프로젝트 형태로 작품을 만들어 가야하니 오죽했을까. 그럼에도 발표회 때 만나는 그들은 기쁨에 차 있었다. 국제 관계에 대한 이해와 우리나라 교육의 장단점을 알게 된 자부심이 있었다.

 

학생들에게는 세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국제적인 안목을 줄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다른 나라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와 예의, 도덕성 그리고 섬김으로서 우리나라의 활동 무대를 넓히는 것을 지식을 넘어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국제 협력에서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줄 수도 또한 받는 관계도 있을 수가 없다. 경제가 빠르게 발전해서 APEC 각 나라가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무렵이다. 전쟁을 해서 남의 나라 땅을 빼앗는 것만이 영토를 확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장점을 살려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의 손을 내밀 때, APEC이나 세계속에서 한국의 위치는 더욱 큰 지도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무대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것이리라.

 

K-팝이나 K-푸드, K-뷰티가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한발 앞서 먼저 베풂으로 세계로의 무대를 넓혀 온 여러 사람들의 힘겨운 노력들을 딛고 있다고 본다.

 

그해 AIV가 진행된 SMK 6 자카르타 학교로 ICT 모델 스쿨 네트워크 학교 멤버인 제주 신창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방문하였다. 이들은 다른 학교와 네트워크가 되어 있는데 우리 소식을 듣고 온 것이다. 선생님 다섯 분과 초등학생 다섯 명의 일행이다. 이들이 설정한 공동 과제는 제주와 자카르타의 전설과 신화 비교이다. 제주의 전설과 신화를 듣고, 인도네시아 학교 학생들이 자국의 전설과 신화를 이야기 하면서 멀지만, 인간의 문화가 갖는 공통에 하나가 된다.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연대를 느낀다. 어릴 적부터.

 

APEC ICT 모델 스쿨 네트워트의 성장: 세로축: 학교 수, 가로축: 년도 별 참여 인원 수

 

이 사업은 2009APEC 미래 교육 콘소시움의 하부 사업으로 보고될 때 전체 116개 학교와 45,000명 이상의 학교 교사 학생들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5년 만의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