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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변화하는 ICT 교육 봉사 – 코딩 교육을 시작하다

by 모닝쁘미 2024. 11. 10.

10년간 이루어진 통상적인 ICT 교육과 이러닝 콘텐츠 개발 중심의 인도네시아 AIV 프로그램은 2011년 이후에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코딩 교육의 바람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이를 반영하여 인도네시아 프로그램에도 Scratch를 이용한 프로그래밍 교육을 교사들에게 소개하기로 하였다.

인도네시아 ICT 교육 변화(참고)

 

참고로 인도네시아의 ICT와 학교 교육의 관계는 이 그림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2006년에야 비로소 정보통신기술 교과가 교육과정에 들어왔다. 2013년부터는 별도의 교과가 아닌 다른 교과와 통합되어 ICT가 가르쳐 졌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정보교과라는 이름으로 고차원 사고력과 컴퓨팅 사고력 중심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이때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Scratch니 우리의 프로그램이 거의 10년 정도 앞선 것이었다.

 

Scratch라는 플랫폼은 블록을 끌어다가 레고를 조립하듯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미국의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하여 전 세계의 유치원부터 성인까지 쉽게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미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자신의 뜻대로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다. 한국 버전으로는 엔트리가 있다.

 

스프라이트라고 불리는 각종 사물이 자신의 뜻대로 말도 하고 춤도 추고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스프라이트는 자신의 전능성을 적어도 컴퓨터 스크린에서 증명해 준다. 그러니 얼마나 학생들은 신이 나겠는가?

 

스크래치를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그냥 맛보기 영상입니다.

 

파워포인트나 워드 작업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있기에 처음 이 프로그램을 접하는 학습자는 그저 신기해 할 따름이다. 더욱이 간단히 캐릭터(스프라이트)를 움직이게 할 수 있고, 애니메이션이나 배경 음악과 소리 효과 등을 합하여 게임을 만들기에 안성맞춤 기능을 제공한다. 마우스로 끌어당겨서 쌓으면 프로그램이 되는 이 요술 같은 세계 속에 유치원생도 컴퓨터 비전공자도 창작자로서의 기쁨을 맛본다.

 

스크래치 로고와 블록들

 

PBL 형식으로 진행된 워크숍에서 먼저 Scratch의 기능을 배우고 기초적인 프로그램 사용방법을 소개했다. 그룹별 문제 설정 단계에서 인도네시아 교사들은 다양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는데, 심지어 한국의 교사들이 갖고 있던 생각의 틀을 뛰어 넘어 과연 실현이 가능할까 하는 것들도 제안하기도 하였다. Scratch 프로그래밍의 기본을 배우면 한국교사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인도네시아 교사들 간의 창의성과 협력으로 팀 프로젝트를 완성하도록 하였다.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교사들은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어린 학생들의 진지함을 보야 주었다. 각자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면서 또 팀과 함께 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몇몇 팀은 수업 후 저녁 늦게까지 교육실에 남아서 팀 프로젝트에 열중한다는 소리도 들렸다.

 

혹시나 도울 일이 있나 해서 밤늦게 강의실을 가보면 대부분의 팀들이 남아서 프로젝트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교사들을 만나면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내어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그들의 숙소로 가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코딩 문제가 해결될 때면 그들도 우리도 같은 성취감을 맛본다.

 

'그래, 이 맛이지.'

 

코딩 문제는 새롭기에 누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 않다. 가르쳐 주는 자나 배우는 사람이나 함께 문제를 풀어갈 뿐이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참여교사들의 연령이 우리 교사들 보다 높았다. 그렇지만 하나라도 더 배워 자신들의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열정과 새로운 지식에의 갈망은 뜨겁다. 연조가 깊어감에 따라 조금 약해지기 쉬운 우리 교사들의 열정까지도 새롭게 한다.

 

AIV 워크숍에서도 ICT교육을 코딩교육으로의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Scratch 같은 프로그램 환경이 등장함으로서 가능해졌다. 텍스트로 된 프로그래밍이 아니고 블록으로 간단히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은 단기간의 AIV에서도 얼마든지 코딩 교육을 소개할 수 있게 한 보물이다. 코딩 교육을 소개한 것은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도 정보교육(Informatics)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 계기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비록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교사 교육이지만 AIV 활동이 인도네시아 정보교육에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참고]  Doringin, F. 외 (2021). The Analysis of Government Strategy in Integrating Technology in Education, 3rd Tarumanagara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Applications of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TICASH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