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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도미니카 공화국 여행 1

by 모닝쁘미 2024. 11. 15.

[공식적인 것이 모든 것이 아니라면?]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을 해야 하는 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유추해 보면 당초에 나는 도미니카공화국을 갈 일이 없는 사람이었다. 만일 우즈베키스탄의 일이 잘 진행되었더라면 이러닝 컨설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의 역할은 거기까지였을 것이다. 사업의 책임자는 해외사업이나 일반 분야의 컨설팅을 해 온 경험자였기에 애초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는 나도 컨설팅이 낯선 영역이었으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컨설팅 일이야 지금껏 준비해오고 경험한 대로 하면 될 일이다. 컨설팅 경험은 없었지만 공교롭게도 작년에 Knowledge Package 작업을 하면서 익혀둔 지식을 활용하면 충분했다. 해당 국가를 진단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패키지의 내용을 현지화 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KOICA의 경우에는 국가간 협력 사업 발굴에 매우 까다로운 절차가 사용된다. 한국 ODA의 지원을 희망하는 해당 국가는 그 국가에 있는 코이카 사무소와 협의하며 PCP를 만들고 이를 한국 대사관에 제출해야 한다. 한국 대사관은 코이카 본부에 이것을 보내고 본부는 여러 절차를 거쳐 수요조사, 타당성조사, 기획조사를 거친다. 통상 2년 정도 걸려야 한 개의 사업관련 RFP가 완성된다.

 

27개국의 ODA 중점협력국 국가협력전략(CPS)이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이 국가군에 속하지 않는 중남미 국가이다. 어떻게 해서 이 나라가 컨설팅 대상국이 되었는지 모른다.

· 아시아 –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몽골, 라오스,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미얀마, 인도
· 아프리카 – 가나, 에티오피아, 르완다, 우간다, 탄자니아, 세네갈, 이집트
· 중남미 –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 중동·CIS –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타지키스탄

[CPS 중점협력 27개국: KOICA]

 

당시 교육 분야에서는 개발도상국 교육정보화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2005년을 기준으로 16개국에 중고 PC를 보내는 사업 교원 정보화 연수 제공 등을 통해 국제교류 협력관계를 구축 중이었다.

 

중고 PC 사업은 초중고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 중에서 일부 컴퓨터를 제공받아 수리 등의 정비과정을 거쳐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당시는 PC값이 제법 나가는 때였다. 처음에는 환영을 받았으나 곧 말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PC의 수명이 제한적이고, 학교에서 잘 동작하는 PC를 내놓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수리해서 보내겠지만 외국에 나가면 여러 가지 사용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수명 또한 길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요인이 되었고 이 사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6개 시도교육청과 개발도상국들을 연결해서 해당 국가별로 교원들을 초청하여 평균 2주 정도의 일정으로 연수하는 교원정보화 연수는 인기가 좋다. 한국의 교육정보화 정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나 시도교육청의 학교교육 정보화 구축 운영사례 탐방 및 한국문화 체험 등은 일단 해외에서 한국을 찾을 명분을 주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에게 큰 부담도 없다. 이를 통해 기초적인 ICTAI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가지고 교육정보화 차원에서 실시하는 교원연수 사업은 아직도 성황이다. 한국에 와보는 것이 소원인 나라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교육정보 분야의 해외진출을 꿈꾸면서 이러닝 국제적 협력학습 네트워크를 추진하는 맥락 속에서 ICT활용 교육을 향상시켜 나가는 계기를 만들자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된다면 교육 분야에서 한국의 입지도 키우고 이러닝 선도국의 이미지 제고에 커다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를 생각해 보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여행은 단순히 일을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내가 가게 된 이유나 이 나라가 컨설팅에 포함된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이런 결론은 매우 자연스런 것이었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 외의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