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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e-러닝 국제 컨설팅 – 세계로의 항해

by 모닝쁘미 2024. 11. 14.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발전함에 있어서 각 부분마다 나름의 역사와 스토리가 있다.

 

이러닝 분야로 대표되는 학교 교육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단위로 실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규모의 급속한 정책 집행은 다른 나라들은 여간해서 도전하기 어렵다. 모든 학교에 컴퓨터실을 만들고 인터넷을 연결시키는 것은 국가적인 투자와 교사들의 순응 및 국민들의 암묵적인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방콕의 UNESCO 사무소에 회의차 들렀을 때, 아침 식사 자리에서 Ms. Molly가 물었다.

 

한국에서 R 러닝이라고 하던데 그게 무엇이죠?

 

잠깐 생각했다. U러닝 말이 나올 때 쯤 이었으니, 어떤 교육공학 하는 사람이 로봇활용 교육을 말했음직했다.

 

그만큼 한국은 다양한 시도가 허용되는 국가이다. 오죽했으면 한국의 여러 시도를 보고 있다가 좋은 점을 택하면 된다고 말했겠는가? 적어도 학교 교육 정보화 부분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각국은 한국의 이러닝 발전에서 배우고자 했고 도움을 요청했다.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도 교육정보화 사업을 벤치마킹하고자 했다. 자기들이 투자하기 전에 한국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면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2005년에만 이미 이러닝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나라들이 40개국 1,450명에 달했다. 체계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세계화 물결과 더불어 이러닝 세계화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마침 전 해에 한국의 시행착오와 교훈 그리고 성공과 관련된 지식을 정보화하여 Knowledge Package라는 참고서를 만들어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나의 성공 사례를 전해주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스토리텔링이 요구된다. 더욱 상대방이 무언가를 개선하기 원한다면 진단이 급선무다. 테스트베드로서의 한국 이러닝 경험은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들어볼 만한 이야기인 것이다. 더욱 발전한다면 신뢰가 쌓일 것이고 우리의 이러닝 산업이나 인력을 해외에 진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꿈에 부풀만한 스토리다.

 

교육부가 기회를 만들었다.

국가간 정보격차해소, 국제 커뮤니티에서의 교육정보화 주도, 선진 수준의 국내 이러닝 역량 강화라는 취지에 따라 몇 개의 과제를 만들었다. 한 가지가 개발도상국 교육정보화 지원을 위한 국제 컨설팅 모델을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당시의 야심찬 계획을 보라.

이러닝 컨설팅을 바탕으로 한국의 모델을 세계로 뻗게 하겠다는 계획을 꿈꾸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e-러닝 국제화 컨설팅의 비전, 2006]

 

이러닝 국제 컨설팅 모델 개발 과제에 공동연구원으로 들어 와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참가하고 있던 중이었다.

 

2006 8월 하순의 어느 날 아침이었다. 

성경을 펴고 묵상을 하고 있는데, 먼 나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과 도미니카공화국이 대상이었다. 나는 공동연구원이었으므로 누가 외국으로 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연구책임자와 발주기관에서 알아서 하는 일이었다그러니 갑자기 먼 나라로 가게 된다는 생각이 뜬금없었다.

 

그럼 우즈베키스탄인가요?

 

이 나라는 교회에서 자주 듣던 국가라 자연스럽게 그 나라가 생각이 난 것이다. No. 명확했다.

2학기 개학이 코앞이라 새 학기 준비에 바쁘기도 해서 은근히 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잘못 든 생각이겠거니 하고 출근했다. 오후에 발주기관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같이 가셔야겠습니다.’

왜요?

‘지난 번 우즈베키스탄을 자신들이 갔다 왔는데 결과가 시원찮네요. 이번에 꼭 같이 가셔야 하겠습니다.’

 

이런.

도미니카공화국이구나.

아침시간의 생각이 다시 머리에 떠올랐다. 먼 나라, 거기는 도미니카공화국이었구나.

 

다음 날 아침에도 생각이 들었다. ‘가긴 가는 데 쉽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고 생각하며 지내는 데, 그 때가 8월 말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왔던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비행기 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우즈베키스탄에 나갔던 사람들 중심으로 비행기티켓을 구매했는데, 갑자기 내 티켓을 구하자니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하였다. 여행 경로 때문에 며칠 동안 말이 많았다. 어디 어디를 경유해서 만나자는 둥 여정이 복잡함을 알려오기도 했다. 결국은 팀원 중 한 사람이 뒤에 들어오기로 하고 내가 그 표를 이용해서 함께 떠나기로 되었다.